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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평 - 숨결이 바람이 될 때

독서 이야기

by 리치윈드 - windFlex 2020. 3. 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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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숨결이 바람이 될 때

(WHEN BREATH BECOMES air )

  • 폴 칼라니티 지음

 

솔직히, 나는 문학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말하면 누구나 알법한 고전 (좀 더 정확히는 시험에서 인용되는 몇몇의 고전들)을 제외하면 문학을 거의 접해본 적이 없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정말이지 무슨 말인지 싶었다. 서점에 놓여 있어도 문학 영역에는 잘 살펴 보지 않기에, 북클럽이 아니었다면 접할 기회조차 없었을지 모른다. 

 

처음에는 별 기대감 없이 읽기 시작했다. 이러한 생각은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폴의 건강 상태 공개"까지도 여전했다. 그러나, 폴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들을 때, 어느 순간 폴의 이야기에 몰입되어 있는 나를 인지하였다. 이는 아마도 폴의 사막에서의 어린시절이, 시골에서 보낸 나의 어린 시절과 어느 정도 동질감을 형성했으리라…

 

폴의 미래에 대한 고민들, 대학시절의 방황들, 대학원과 레지던트의 힘들었던 시절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영혼" 같았다. 마치 유체이탈한 또다른 자아처럼 폴을 지켜 본 신기한 느낌을 받았다. 

 

폐암선고를 받고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폴과 같은 상태였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 글을 작성하는 현 시점의 판단으로, 나는 많은 부분에서 포기를 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상황에 실제로 닥쳐봐야지 쉽게 예단 할 수는 없겠다는 모호성으로 생각이 많아 졌다. 

 

“의사로써의 폴", “환자로써의 폴", “죽음을 앞두고 고뇌하는 폴", “처음 아기를 받아든 폴", “마지막 숨결을 내쉬는 폴"... 다양한 폴의 모습과 생각을 엿보면서, 울컥하게 된다. 또한, 그러한 고민속에서 폴은 독서로써 답을 구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부분에서 나 또한 생각이 뒤 엉켜져 버렸다. 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끊임없이 고민해 봐야 할 듯하다. 

 

시한부 생명인 상태에서 아이를 가져야 할까에 대한 부분에서, 나는 책을 읽다가 말고 한참 고민을 했다. 나라면, 아이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폴이 이야기 하듯이, 배우자가 원한다면 어떻게 할까??

 

급기야 죽음을 앞두고 아이를 배위에 두고 손을 잡고 놀아주는 모습을 머리속에 그리며, 참아 두었던 눈물이 흐르고야 말았다. 폴의 아내의 시각에서 다시 서술할 때는, 지금껏 담담하게 풀어 놓은 폴의 이야기가 한꺼번에 응축되어 더이상 책을 읽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IT쟁이로써, 책은 단순히 지식 습득의 도구로만 생각해 왔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를 통해 나는 나를 다시 돌아보고, 자녀와 배우자를 또 한번 생각해 보았다. 죽기 전에 나에게 진짜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아직 답을 얻지는 못하였으나, 집에가서 우리 아이와 아이엄마를 꼬 안아줄 생각을 하며 집으로의 발길을 재촉해 본다. 

 

PS.

책을 일독한 후에 알게 되었다. 숨결과 바람의 차이를…

마음에 드는 구절

 

  • 책은 잘 다듬어진 렌즈처럼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는 가장 가까운 친구 (p.54)

  • 뇌의 규칙을 가장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은 신경과학이지만, 우리의 정신적인 삶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은 문학이라는 내 생각 (p.49)

  • 언어는 고작 몇 센티미터 두께의 두개골에 보호받는 우리의 뇌가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p.59)

  • 재앙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부서지는 별을 의미하는데, 신경외과의 진단을 들었을 대 환자의 눈빛이 바로 그렇다 (p.121)

  • 커다란 그릇에 담긴 비극은 숟가락으로 조금씩 떠 주는 것이 최고다. 한 번에 그릇을 통째로 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 (p.126)

  • 정확한 것도 중요하지만, 희망의 여지는 반드시 남겨두어야 한다.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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